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차이를 좁혀나가자.
공동체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 결사체는 뜻이 같은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진 것이다. 공동체와 결사체의 다른 점이 있을까? 질문을 해본다. 어떻게 보면 같다고 볼 수 있지만 약간의 미묘한 차이가 있다.
공동체는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며, 다투기도 하면서 공동의 목적을 이끌어내는 것이 공동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많은 분란들이 일어나고 그것이 당연한 거라 할 수 있으며, 결사체는 이보다 다툼이 덜 하다 왜냐 일단 뜻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마을공동체는 다툼과 분란을 거쳐서 공동의 목적을 이루는 것인데, 단합이 안돼서 그렇다, 말이 많아서 안된다, 욕심 때문에 그렇다, 등 많은 이유들이 나온다.
그렇지만 이러한 다툼과 분란들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드리고 생각해야 되며, 다툼과 분란보다는 서로 같은 점을 먼저 찾고 다른 점은 시간을 가지고 좁혀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중국에 외교부장겸, 죽을때까지 총리를 지낸 주은래(周恩來)가 한 말이다. 중국과 소련과의 외교관계가 안 좋은 시절이 있었다. 똑같은 공산당이면서 서로 통하지 못한건 노동자 중심의 소련공산당과 농민 중심의 중국공산당의 차이였다.
당시 외교부장이었던 주은래는 구동존이(求同存異)란 말로 소련과의 외교관계를 개선하였다.
다툼과 분란은 항상 존재하는 것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공동체를 구성하는 요소이며,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민주주의는 분란의 씨앗을 먹고 산다고 한다. 지금의 촛불혁명처럼, 공동체 또한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차이점을 좁혀 나가는데 있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점을 인내심을 가지고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사실 우리나라 문화는 빨리빨리 문화가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짧은 기간에 아주 많은 경제성장을 해왔다.
그러므로 비이상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문화도 빨리빨리 문화로 된 것이다. 우리 민속을 보면 많은 사람들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두레만 봐도 그렇다.
혼자 논을 매기 시작하여 다 끝나고 돌아보면 풀이 나기 시작한다고 어른들은 옛 추억을 되새기면 이야기 한다. 현재의 기계농업이 시작되기 전 노동력이 전부였던 농경사회에서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협동 농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생존방법에 놀이가 함께 한 것이다. 논매는 소리, 풍장소리, 힘자랑(들독들기)도 하면서 일을 하고, 논매기가 다 끝나면 백중날 마을잔치와 씨름대회 등을 하였다. 얼마나 여유로운 삶인가! 이러한 삶들은 비이상적인 경제 성장과 함께 생활 속에서 하나 둘씩 사라진 것이다.
시간을 돌리자는 건 아니다. 단지 좀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의 차이점을 좁혀 나간다면, 지금 마을에 문제점들은 거의 다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다.
답은 공동체 구성원들에 있다. 이제는 틀린 것이 아니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훈련과 차이점을 좁혀나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유로움을 즐기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되었으면 한다.
산을 보면 한삽도 뜰 수 없습니다(愚公移山).이란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공동체를 위해 힘껏 한삽을 먼저 뜨는 주인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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