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 김도석시집 중에. . .
'인생'
한 잔의 소주가 내 모든 시름을 거둬 가리라는 기대는
애당초 하지 않았다.
한 잔의 소주가 나의 길을
합리화시켜 줄 것이라는
어리석음을 이미 나는 멀리 했다.
그리곤
2홉짜리 소주 2병을 샀다.
그리고는
내게 물었다.
산다는 게 뭔가?
나는 대답했다.
내일 또 2병의 소주를 사는 것이라고.
월하 : 나도 대답한다. 내일 6병의 소주를 살 것이라고(왜 3일간 혼자 있고 싶어서)
투혼(鬪魂)
-이원하(李元夏) 선생에게
예술혼 부여잡고 강산을 누비던 길,
상쇄를 불끈 쥐고 우금티에 넘나들던
못 다 핀 가슴속 울음 비단내에 흐른다
잠자는 소리를 찾아 다리를 잃고서도
절망을 딛고 나선 열정이 몸부림치면
서러운 선농의 역사 어깨위에 울먹인다
김봉균 시인이 나를 위해 써준 시 입니다.
김봉균 시조집 '바람의 무게' 중에
<봉천지기>
한쪽 다리 집념으로 기어이일어서서
아무도 돌보지 않는 하늘바라기 땅에
이어온 자연의 농심 논두렁에 울먹인다.
세월이 도망하여 천덕꾸러기 된 거친 땅에
이단 양수로 기어이 물 잡아 약속을 담아
개구리 제철을 만나 소망 알 먼저 낳는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태풍이 몰아쳐도
좋은 날을 벼르다가 벼르다가 벼가 되었다는
흔들인 토종 씨앗의 혼이 서러워 노래 부른다.
김봉균 시인이 나에게 두번째 써준 시
한재 선생이 공주에서 귀양살이 하면서 지은 시 (공주문화원 공주의인물3)
이 생애는 어려운 세상을 만났으니
어느 강호에 산들 즐겁지 않으랴
푸른 물결 위에는 밝은 달이 비치고
푸른 산머리에는 백운의 관이 씌웠네
내가 여기에 와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니
어찌 인간이 슬퍼하고 기뻐함을 알랴
한재 이목의 절명가 (공주문화원 공주의인물3)
검은 까마귀 가는 곳에 백구야 가지 마라
저 까마귀 성내어 너의 흰 빛을 시새움하나니
맑은 강물에 깨끗이 씻은 몸이 저 더러운 피로 물들까 두렵구나.
책을 덮고 창문을 밀쳐 열고 보니
맑은 강물 위에 흰 갈매기가 떠 노는구나.
우연히 침을 뱉고 보니 흰 갈매기 등에 묻어 버렸구나.
흰 갈매기야 성내지 마라
저 세상 사람이 더러워서 침을 뱉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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